본문 바로가기

책읽기(일반)

2025 올해의 문제소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개인적인 리뷰입니다.

문학상 수상작품집은 매년 빼놓지 않고 읽는다. 시대의 흐름을 읽기에 굉장히 유익하기도 하고 알지 못했던 작가를 만나는 즐거움도 있기 때문이다. 올해는 다른 수상작품집보다 더 흥미롭게 읽은 책이 있는데 현대문학 교수 350명이 뽑은 《2025 올해의 문제소설》이라는 작품집이다. 이 책은 24년 한 해 동안 각종 문예지를 통해 발표된 한국 단편소설 315편 중에서 11편을 선정하여 모아놓은 작품집이다.

이 책은 한 작품을 소개하고 뒤이어 작품해설을 바로 소개하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어서 한 작품을 읽고 감상한 후 조금의 여유를 두고 작품해설을 읽었다. 작품과 해설을 연이어 읽다보니 무언가 어색한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작품을 제대로 이해했는지 바로 확인한다는 점 혹은 다른 사람의 시선에서 작품을 바라본다는 점에서는 그렇게 나쁜 구성은 아니었다.

11편의 작품 중에서 특히 눈길을 끈 작품은 서고운의 <여름이 없는 나라>였다. 이 작품이 눈에 들어온 이유는 말 그대로 여름을 싫어하는 개인적 성향 때문이다. 무더운 여름의 답답함과 끈적함이 떠올라 제목만 보고 여름이 없는 나라라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물론 나의 얄팍한 기대와는 달리 이 소설은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단면을 덕희, 미주, 4885girl을 통해 날카롭게 그려낸다. 이해가 안 되는 부분도 있지만 퍽퍽한 삶의 고단함이 묻어나는 이들의 모습에서 우리가 살아가는 오늘을 다시 본 듯한 느낌에 가슴 한견이 먹먹해진다.

다른 작품들도 마찬가지다. 시대를 반영하는 한 줄의 그림자가 가슴을 순식간에 휩쓸고 가는 느낌이라 11편의 작품들 모두가 가슴에 아로새겨진다. 역시 올해의 문제소설로 분류될만하다. 각 작품이 일깨운 문제의식들이 25년을 살아가는 나날들 속에 새로운 방향으로 우리를 이끌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한 걸음 툭 앞으로 나아가본다.